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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2018.08.06 22:47

日 중년 남성들, '나를 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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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중년 남성 켄 사사키(48)씨는 특별한 직업을 하나 더 가지고 있다. 바로 자신을 빌려주는 것이다. 방법은 이렇다. 30년간 바이올린을 켜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고, IT 업체에 다니며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살고 있다는 내용의 자신의 웹사이트 프로필을 누군가 보고 연락이 오면 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식이다. 그가 얻는 소득은 1시간에 1000엔으로 직접 만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신체접촉 등 사적인 목적은 제외된다. 그는 “어떤 목적이든 날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라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돈도 벌고 내 시야도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2012년부터 일본에서 시작한 중년 남성 대여 서비스 ‘옷상’이 연간 1만여건의 거래가 성사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엔지니어, 관광 가이드 등의 직업을 가진 중년 남성 80여명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는 것과 함께 36개 도시에서 대여가 가능하다고 광고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CNN은 이 대여 서비스가 권위를 잃어가고 있는 일본의 중년 남성들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창업자 다카노부 니시모토를 인용해 보도했다. 니시모토는 우연히 지하철에서 여고생들이 중년 남성을 비웃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년 남성들이 그렇게 무시를 받고 있는 줄 몰랐다. 이 사건을 계기로 중년 남성들의 명예를 되찾아줘야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조언을 얻고 싶지만 오히려 가까운 사람에게는 고민을 털어놓지 않으려고 하는 일본 사람의 특성도 이 사이트가 인기를 끈 데 한 몫 했다고 니시모토는 털어놨다. 그는 만남이 주로 일회성으로 카페 등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니시모토는 하루에만 10명이 ‘대여남’에 지원할 정도로 서비스가 중년 남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이혼 경력이 가지고 있는 등 인생의 힘든 시기를 극복한 사람을 주로 뽑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년 남성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70%는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라며 “젊은 남성들이 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10명 중 8명은 여성들이었다”고 말했다.

니시모토의 말대로 계층적으로 일본의 중년 남성 경제적으로 힘을 잃으면서 권위를 잃고 있다. 종전 후 일본에서는 소득이 많고 사무실에서 일하며 두 아이를 책임지는 가장이 이상적인 중년 남성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1989년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고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안정적인 직장이 없는 중년의 프리랜스 직장인들이 생겨나면서 문화적으로 매력을 잃게 됐다.

사사키는 만남이 불쾌한 경우도 더러 있었지만 유쾌한 경험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한 번은 K-POP을 좋아하는 10대 여자아이들이 생일파티에 초대해 그에게 한국 아이돌 가수 가면을 쓰고 바이올린을 연주해달라고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대 여자아이들의 이런 관심을 가까이서 접한 건 처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중년 남성이 소외되는 일본 사회에서 이런 서비스가 유쾌한 만남이라고 니시모토는 말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호스티스를 여성들에게 연결하는 것처럼 인간을 상품화하는 서비스일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일본문화를 연구하고 있는 동아시아센터장 사브린 프로흐스턱 교수는 “웹사이트에 등록된 어떤 중년 남성들은 자신의 신체적 조건과 술버릇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런 서비스가 일본 전체 중년 남성의 권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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